정치 정치일반

새정치연합, 야당 몫 국회도서관장 지명권 포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9.23 17:44

수정 2014.09.23 22:35

국회 핵심 기관인 국회도서관과 국회입법조사처의 수장에 파격적인 인사가 단행될 전망이다. 국회의 특권 내려놓기가 정치권의 핵심 이슈로 부상하는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이 국회 정무직 중 야당 몫 인사였던 국회도서관장 지명권을 포기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입법조사처장에는 국내 정치전문가 중에서 드문 의회정치 연구를 수행해온 임성호 경희대 교수가 내정돼 입법조사처 위상 제고에 기여할 것이란 설명이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문희상 비대위원장 체제가 새롭게 출범하는 것을 계기로 당 혁신안 가운데 당장 실천가능한 방안 중 하나로 국회도서관장 자리를 국민에게 돌려주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이는 주요 계파 간 자리 나눠먹기 행태를 개선하자는 취지인 것으로 해석된다.

국회도서관장은 제1야당이 인사를 추천하면 형식적인 동의 절차를 거쳐 임명되는 것이 관례처럼 여겨져 왔다.

국회의장의 직권으로 임명되는 입법조사처장이 여당 몫이라면 사실상 국회도서관장직을 야당에게 줌으로써 여야가 '나눠먹기'를 한다는 비판도 제기돼왔다.

이에 새정치연합은 정치혁신 방안으로 국회도서관장 인선을 위해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명망 있는 학계 인사와 관계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심사위원회 구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으며 이는 원내대표를 지낸 4선 중진 원혜영 의원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원 의원은 "국회도서관장은 한국의 지성을 대표한다는 점에서 당에서 고생한 분들을 배려하기에는 너무 크고 상징적인 자리"라면서 "문희상 위원장도 취임 일성으로 '국민에게 돌려주자'는 비전을 얘기하고 있어 반드시 실천할 것이라 보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 의원실 관계자는 "2012년 대선 패배 직후 당 혁신실행위원회의 실행위원으로 참여하면서 혁신과 특권 내려놓기 방안을 연구했으며 국회도서관장직 임명 포기도 그 결과물 중 하나"라면서 "이후 지난해 12월 당시 민주당의 혁신 과제 중 하나로 국회도서관장직을 국민과 학계에 돌려주자고 제안했던 사안을 이번 새 비대위에 다시 건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새 입법조사처장에 내정된 임성호 경희대 교수는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임명동의 절차를 거치고 나면 정식으로 새 수장에 오르게 된다.

임 내정자에 대한 평가는 두 가지로 요약되고 있다. 우선 국내에서 보기 드문 의회정치를 깊이 있게 연구해온 권위자가 입법조사처장에 오르게 된다는 점이다. 임 교수는 서강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석사를 거쳐 매사추세츠공과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시몬스칼리지 정치학과 교수를 거쳐 현재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학계 관계자는 "국내 정치학계에서 의회정치를 연구한 전문가가 많지 않은 편인데 임 교수는 의회정치와 관련한 이론적 근거를 많이 제시한 실력파로 통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입법조사처장 공모에서 4대에 비해 2배 많은 12명의 후보가 등록해 12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인 가운데 관문을 뚫고 정통실력파이면서 50대 중반의 젊은 교수가 내정됐다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국회 입법 조사와 정책 제시에 대한 의원들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데다 의회정치 정립을 위한 입법조사처의 역할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입법조사처 관계자는 "젊은 학자여서 입법조사처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점도 있겠지만 오랜 연구 경험을 통한 전문성을 쌓았다는 게 중요한 점"이라고 덧붙였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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